-
내가 지금 슬픈지, 기쁜건지, 사랑을 느끼는 건지 사람들은 어떻게 알아낼까?
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정확히 어떤 것이라고 확신한 적은 없는 것 같다.
누군가를 만날 생각에 정말 기분이 좋았지만, 기쁜 마음 뒷편에 무언가 찜찜하고 울적해진 기분이 남아있다던가,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.
그래서 이럴때면 나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일 때 어떤 식으로 느껴지는지, 증상이 뭔지, 어떤 상황에서 그런 감정을 느낄만한지 비교해보고 상상해보곤 한다.
그런데 그러고 있자면,
내가 내 삶을 지옥이라고 부를 만한,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사실이,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다 있을만한 일이고 큰일도 아닌데. 나만 유난떨며 고통스러워 하는 것인가?
하는 생각이 스스로를 조여온다.
내가 어떻게 느끼는 지, 어떤 생각을 하는건지 결국 비교를 통해서야 알아낼 수 있을 때가 많은데
그러다보면 스스로를 다른사람과 비교해 결점 투성이 실패작으로 만들어 버린다.
남들과 비교하는 게 습관이었던 시절엔, 남들과 비교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, 그렇게 생각하려 노력했다.
정말 비교가 쓸모없는 거라고 믿었다.
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비교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깨달음도 분명히 존재했었다.
결국 적당히, 알맞게 비교하기. 이런 진부해 보이는 답만이 남아있는 것 같다.
그냥 이런식으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.
내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, 내가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비교는 하되,
스스로의 결점을 찾아 비난하기 위한 비교는 멈추는 것이
적당히 비교하는 선이 아닐까 싶다.
비교를 하다가도 그로인해 기분이 좋지 않다면,
스스로가 비교할 수 없는 개별적인 존재란 걸 알려주는
진부한 말들을 스스로 되뇌이자
그렇게 합리화를 해서라도 그런 비교를 멈추는 것이 차라리 낫다.
그러지 않고서는 모두 미칠 수 밖에 없을테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