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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나무
    공방 2025. 9. 4. 23:52

    한 낮의 나무를 보라

     

    세상 모든 푸른 빛깔을 단신으로 자랑하고 있다.

     

    그 듬직한 품은 거리낌 없이 사람들을 끌어안는다.

     

    어찌나 사랑스러운 소리를 속삭이며

     

    타버릴 것 같은 속을 바꿔놓는지

     

    이 세상 그 어떤 존재보다 두팔 벌려 안고싶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한 밤의 나무

     

    스산한 분위기

     

    막힐듯한 숨을 내쉬는 살갗

     

    그 찌푸림에 어찌 다가갈 생각을 할까?

     

    당장 도망치자. 그 혐오스런 숨결

     

    있는 힘껏, 돌린 등만 늘어날 뿐

     

    소름끼친다.

     

     

    어떻게 이리 사랑스럽고

    도대체 왜 혐오스러운지

     

     

    이젠 다시는 기대하지 않으리라 되뇌이는 다짐.

     

    하지만 나는 왜 바보같이 씨앗을 뿌리는 걸까?

     

    이것이 자라 나무가 된다는 걸 모르는 걸까?

     

    천치.

     

     

    눈물담아 기도한다

     

    부디 이 자라난 씨앗을 보고

     

    낮에는 다가가고

     

    밤에는 떠나가자

     

    목림 속에서도 또렷한 안목을 가질 수 있길

     

    그런 지혜가 나에게 생기기를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낮의 나무와 밤의 나무가 같다는 것을 잊지말자

     

    낮에만 보았던 너가 밤에도 똑같진 않을테지

     

    낮에도 밤에도 너의 모습을 담는 눈

     

     

    그런 눈이, 지혜가..

     

     

    스스로를 축복하자

     

    축복을 끊임없이 되뇌이기 위해서

     

    스스로라도 축복하자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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